













[재능]
초고교급 향도사범
후즈키나미(二月涙)류를 잇는 명가, 아마미야 가가 배출한 희대의 조향사. 일본의 3대 전통기예(다도, 화도, 향도) 중 품계 상승에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알려진 향도계에서, 약관 20세에 최고품계인 '사범'이 된 천재다.
그의 서품식이 행해지고 얼마 후, 문화국으로부터 그를 공식적인 무형문화재 소유자로 인정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정부의 이러한 결정은, 그렇지 않아도 하늘을 찌르던 아마미야 가의 기세에 더욱 큰 힘을 실어주었다. 본디 갖고 있던 막강한 재력과 더불어 인간국보가 소속 된 가문이라는 명예까지 얻은 아마미야 가는, 향의 도시 교토를 지배하는 강자의 자리에 올라서게 되었다.
일본의 5대 향도 유파 중 유독 긴 역사를 가진 후즈키나미류의 계승자인 만큼, 전통적인 침향을 듣는* 것이 특기이다. 다만, 단순히 그의 '향의 육미(六味)*를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서 초일류로 인정받은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평한다.
그의 인간국보 지정에 가장 큰 공헌을 한 능력은 다름 아닌 자연의 향을 조향하는 능력이었다.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상쾌한 풀내음, 여우비의 향기를 손끝에서 피어나게 하는 그의 모습은 어딘가 신적으로 보인다고까지 한다.
여담이지만 그가 자신의 서품식에서 선보인 시연의 아름다움은, 향의 길을 걷는 사람들 사이에서 여전히 식지 않는 화젯거리라 한다. 당시 시연회에 참가한 한 수행자의 말을 빌리자면, '세상이 호흡으로 물들어가는 걸 보았다'고.
자신의 재능을 살려 아마미야 사(天宮社) 소속 향료품점, '후즈키노소라(フヅキノソラ)'의 제품 개발에 공헌하고 있다. 일반 서민층은 좀처럼 접하기 힘든 가라향 대신 비교적 저렴하고 질 좋은 종류의 향목을 사용해, 향도의 대중화를 꾀하고 있다.
또한 국장이나 추모제, 기우제 등의 대형행사를 위한 향대의 조향 역시 도맡아 한다. 무형문화재의 소유자로 인정받은 후로는 국빈 대접을 위한 시연회를 준비하는 경우도 늘었다.
그 외에도 비는 시간에는 반드시 빈민촌이나 고아원, 장기투병동 등을 방문해, 소외 계층을 위한 자선행사를 벌이곤 한다. 행사의 내용은 후즈키노소라의 향주머니 배포 같은 단순한 종류부터 시작해, 무료 시연회 등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자선 행사는 그가 하나부터 열까지 심열을 기울여, 직접 준비한다고 한다.
그의 왈, '호흡하는 기쁨은 일부 계층이 독점할 특권이 아닌,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땅히 누려야할 기본인권'이라고.
*향을 듣다: 향도에서는 향을 피워, 냄새를 맡는 행위를 '향을 듣는다'고 표현한다.
*향의 육미: 향도에서 향은 크게 6가지 갈래로 분류 된다. 수행자들은 이를 각각 맛에 비유해, 떫음, 달콤함, 짠맛, 뜨거움, 신맛, 그리고 무향이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