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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울음소리, 이리도 구슬프거늘…아침안개 짙어, 그 모습 눈에 품을 순 없구나."

 

[외형]

 

정갈한 인상의 청년. 입가에 자리한 부드러운 미소가 그런 인상을 더욱 부추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외모 자체는 평범하다. 길 가다 보면 한 두 번은 마주칠 법한 얼굴.

 

가정교육을 잘 받은 사람 특유의 기품을 몸에 두르고 있다. 특히, 느릿하고 보폭이 좁은 걸음걸이가 굉장히 우아하다.

다만 그가 일어서 있는 모습을 자주 보기는 힘든 듯. 주로 나지막한 탁상에 자리 잡고 담소를 청한다고 한다.

 

 

 

 

수수한 편에 속하는 외모를 갖고 태어난 그지만, 양손만큼은 유달리 아름답다. 손등은 고생을 모르는 듯 새하얗고, 바닥은 굳은살 하나 없이 매끄럽다. 아무래도 향의 길을 걷는 사람인만큼, 손 관리는 열심히 하는 듯하다*.

 

한여름에도 무더워 보이는 전통의상을 고집한다는 점이 특이하다면 특이하다. 기모노에 하오리, 버선, 그리고 게다까지. 무엇 하나 빠짐없이 전부 챙겨 입는다. 정작 본인은 땀 한 방울 흘리지 않는 것으로 보아,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향도가 손끝에서 향을 뽑아내는 기예인 만큼, 수행자들은 상처 없는 손을 귀히 여긴다고 한다.

 

 

[성격]

 

흐르는 소나기와 같은 인물. 매사에 여유로운 태도로 임하며, 기본적으로 무언가 하나에 큰 집착을 보이지 않는다. 비슷한 맥락으로, 물욕을 그다지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시구레의 이러한 성질은 그의 성장배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이라 추측된다. 부유한 가정에서 부족함 없이 자란 그가 특정 대상을 향한 갈망을 느껴 본 적이 없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전체적으로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다. 상대가 아무리 언성을 높여도, 끝까지 온화한 미소를 잃지 않는다는 점이 대단하다면 대단하다. 그 때문인지 어린 아이들 사이에서는 대인기라고 한다. 일례로, 그가 개인적으로 후원하는 고아원의 원생들이 비공식적으로 뽑은 '우리가 좋아하는 형아 랭킹(ฅ́˘ฅ̀)'에서는 영광의 2위를 차지했다고 한다(안타깝게도 1위는 고아원 근처에서 일하는 아이스크림 장수한테 빼앗겼다고).

 

의외로 말이 많으며 사교성이 좋다. 다만, 상대가 어떤 반응을 보이든 자기 할 말을 느긋하게 이어나가는 경향이 있어서 종종 주변 인물들을 짜증나게 만들곤 한다. 그러나 정작 시구레 본인은 상대의 기분이 왜 상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다. 일단 자기가 잘못했다는 걸 알아차리면 바로 사과하는 타입(공교롭게도 얼굴을 떠나지 않는 미소 때문에,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이는 몇 없다고 한다). 다행히도 아직까지 상대를 정말 심각하게 화나게 만든 적이 없는 듯하다.

 

 

 

[특징]

 

::가문::

 

교토의 대재벌, 아마미야 가의 차남. 무로마치 시대부터 향료업에 종사해온 유서 깊은 가문으로, 현재는 주력 분야인 향료업을 포함해 전통의류, 교육, 의료업 등 다양한 분야에 발을 담그고 있다.

 

이러한 가문의 적자인 시구레지만, 사실 본인은 경영수업을 일체 받지 않았다. 때문에 그가 회사 운영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일은 없다고 한다. 비슷한 맥락으로, 소유 지분 또한 전무하다고 알려져 있다. 정작 그는 ‘나누며 살 재산이 이미 충분한데, 굳이 그 이상을 추구할 필요가 있느냐’며 웃을 뿐이다.

 

근 몇 대에 걸쳐,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을 추구하고 있다. 완전비영리단체가 되는 것을 목표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입을 최대한 환원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들의 이러한 행보는 아마미야 가의 전 안주인, 아마미야 메구미(天宮 恵美)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 알려져 있다.

 

소싯적 향도계의 거장으로 군림하던 이 아마미야 여사는 시구레에게 후즈키나미 류를 전수해준 스승이기도 하다. 시구레의 사범 서품식과 동시에 은퇴한 그녀는 현재 아마미야 본가에서 평온한 은거 생활을 영위하는 중이라고 한다. 여담이지만 평소 잔잔하기만 한 시구레가 놀라울 정도의 존경을 표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아마미야 가에는 시구레 위로 아들이 하나 더 있다. 여담이지만 형 쪽은 향을 듣는 재능이 전무하다고 한다.

 

::기타::

 

타인을 칭할 때 ‘아기 새(小鳥さん)’라 부른다. 말 그대로 상대를 아기 새처럼 사랑스럽게 느끼기에 사용하는 호칭인 듯하다. 그러나 곤란하게도 눈앞의 상대를 부를 때도, 자리를 비운 제 3자에 대해 이야기 할 때도 모두 통틀어 ‘아기 새’라 하기 때문에, 청자가 굉장한 혼란을 느낀다고 한다.

 

존재감이 흐릿하다. 특별할 것 없는 외모 때문이기도 할 테지만, 전체적으로 눈에 띌만한 행동을 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리라. 실제로 그의 시연회에 침석한 적 없는 자가 그의 얼굴을 기억하는 일은 드물다고 한다.

 

여름 소나기처럼 금방이라도 흩어질듯 한 그의 기억을, 그나마 타인의 뇌리에 붙잡아 두는 것은 다름 아닌 그의 눈빛이라 한다. 유난히 올곧아서 인상 깊다고. 다만, 이런 흔들림 없는 시선은 간혹 그의 주변인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같은 유파의 수행자가 조심스레 평하기를 ‘아마미야 사범의 눈빛은 사람 속을 추궁하는 거 같아, 조금 껄끄럽다’고 (이 말을 들은 시구레 본인은 너무하다는 듯 쓴웃음 지을 뿐이었다고 한다).

 

조모의 뜻을 이어 자선사업에 큰 투자를 하고 있다. 자신이 개인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돈은 대부분 그쪽을 위해 사용한다. 고아원이나 병원에 보내고 있는 듯. 그가 후원하고 있다고 알려진 고아원만 세도 다섯 손가락을 넘어간다.

 

그 외에도 자신의 재능을 살린 봉사를 적극적으로 베풀고 있다. 여담이지만 자선활동을 하는 도중 향에 흥미를 보이는 사람을 찾으면, 아마미야 가로 불러들여 향도를 가르치곤 한다. 그러나 정식적인 제자는 아직 받은 적이 없는 듯하다.

 

향의 길을 걷는 사람인만큼, 언제나 향에 둘러싸여 있다. 소매 안쪽에 직접 조제한 향주머니를 넣고 다니며, 매일 새벽과 초저녁에 옷을 훈의 하고 있는 듯하다. 덕분에 그에게서는 항상 비 온 뒤의 들판과 비슷한 향이 난다.

 

품에 곰방대를 넣고 다닌다. 하루 종일 피우는 걸로 보아, 상당히 즐기는 것 같다. 담배는 아닌 듯, 타바코 향은 나지 않는다.

 

신체능력이 형편없다. 기본 근력도 평균에 미치지 못하지만, 달리기 능력이나 유연성도 영 아니다. 심지어 균형감각 마저도 바닥인 듯하다. 전체적으로 참 딱한 스펙 (정작 문제의 당사자는 해맑다는 점이 가장 안쓰럽다).

 

심각한 기계치. 인간 바이러스 수준이다.

 

비파(琵琶)에 어느 정도 조예가 있다. 실력은 그럭저럭 나쁘진 않은 편이라고 한다.

 

어린이 동요나 만화 주제가를 좋아한다. 다만, 가사를 전부 기억하고 있는 건 아닌지 말끝을 흐린 허밍을 하는 경우가 많다. 참고로 가장 좋아하는 만화 주인공은 호빵맨. 우상인 듯하다.

 

교토에서 자란 사람치고는 굉장히 깔끔한 표준어를 구사한다.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그의 어미에 붙은 칸사이 억양을 알아차리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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