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로 중요한 거라면 잘 지켰어야지? 후회해봤자 이미 늦었어."
[외형]
: 푹 눌러쓴 모자와 후드 아래로 새까만 머리가 짧게 흔들린다. 손으로 빗어 넘긴 듯, 결이 그닥 좋지는 않은 편. 헝클어지진 않았지만 조금 푸석푸석하다. 머리칼이 스치는 투명한 피부에는 화장기 대신 옅은 혈색만이 감돈다.
: 하늘빛 눈을 감싼, 풍성하고 긴 속눈썹 위로 깊게 팬 쌍꺼풀이 자리하고 있다. 샐쭉이 치켜 올라간 눈매가 평소의 퉁명스러운 표정이나 거슬한 언행과 합쳐져 더욱 날선 분위기를 자아낸다.
: 남들이 보기에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평균에 비해 한참 작은 키에 깡마른 체격. 힘을 주어 움키면 그대로 똑 부러질 것 같다.
오래 아끼며 입어온 듯 생활감이 묻어나는 옷들은 깨끗하지만 소매 끝이나 밑단 등 가장자리 부분이 닳아 꺼슬꺼슬하다. 항상 검은 목티에 긴소매 옷, 단단히 챙겨 쓴 모자와 후드는 남들 앞에선 벗는 일이 없다. 덧붙여 다리 또한 오버니가 아닌 흑백의 프린팅 스타킹. 그녀의 피부가 드러나는 곳은 얼굴과 손뿐이다.
: 직업이 직업인 만큼, 자신에게 맞춰 스스로 개조한 노트북이며 무선LAN 등을 항상 챙겨다닌다.(압수당했지만)
[성격]
: 한마디로 줄이자면, 사회에 대한 불만과 인간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 찬 질풍노도의 비행청소년. 항상 날이 서 있다.
‘세상은 더럽고 추악하다, 그러니까 전부 돈으로 돌아가는 거다. 돈은 만악의 근원이다’가 기본 인식이다. 그런데 이에 대해 혐오감을 팍팍 드러내면서도, 정작 본인 또한 황금만능주의에 빠져 있다는 것이 뭐랄까 아이러니. 게다가 씀씀이는 검소함을 넘어 엄청난 구두쇠이기까지 하다. 수입은 분명 대단할 텐데 악착같이 모아서 대체 어디에 쓰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주 고객층이었던 대기업 인사들이나 정치인 등, 사회적 지위가 높은ㅡ 사회의 지배자 계층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하다. 경찰이나 기자 등도 별로 믿지 않고 꺼리는 편. 직업 탓일까, 일종의 선입견이다.
‘세상에 믿을 건 나 자신밖에 없다’는 비딱한 시선을 지녔다는 게 눈에 훤히 보인다. 얕보이는 것을 무척 싫어하며, 경계심도 심하고 타인을 쉬이 믿지 않으려 든다. 누군가와 깊은 관계가 되는 것을 꺼려하는지 자신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려주려 하지 않는데, 특히 사적인 인간관계에 대한 얘기는 피하는 것 같다.
: 사람을 대하는 데 쌀쌀맞게 군다. 그런데 마치 ‘나는 너한테 정 안 붙일 거니까 너도 나한테 정 붙이지 마!’라고 말하듯, 어쩐지 작위적으로 벽을 세우는 느낌. …잘 보면 그냥 사람을 대하는 것이 서툴러 ‘거리를 두려는 것이 공격성으로 나타나는’ 모양이다. 그나마 어린아이나 여자들에게는 한결 부드러운 태도를 보인다.
원체 다혈질이기도 하지만,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법도 잘 모르는 건지 뭐만 하면 무작정 화를 내버리곤 한다. 그래서인지 상대가 진심으로, 손익관계가 아닌 친구관계로서, 친절하게 살갑게 대해온다 싶으면 당황해 버리고 만다. 부탁을 받을 때도 ‘너밖에 없어’에 무진장 약한 편.
: 무의식중의 습관인지, 자신의 흔적을 남기려 하지 않는다. 사진 찍기를 싫어한다거나 있던 자리의 정리정돈 같은 것뿐만 아니라, 다니는 발소리, 숨소리조차도 죽여낸다.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것도 싫다. ‘평범한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특징]
: 기본적으로 1인칭은 僕(보쿠, 나), 2인칭은 お前(오마에, 너). 반말을 기반으로 남성적인 구어체를 주로 쓰며 말투가 다소 거칠다. 마치 양아치. 덧붙여 행동도 좀 거칠다. 짜증이 나면 벽을 발로 차거나 -던져도 괜찮은- 물건을 내던지곤 한다… 그래놓고 자기가 나중에 도로 치운다.
: 보통 여자아이들과 다르게 어쩐지 ‘예쁘다’거나 ‘귀엽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싫은 기색. 그런데 멋있다거나 대단하다 등은 괜찮다.
: ‘일방적인’ 스킨십을 매우매우 싫어한다. 후드나 모자를 벗기려 들거나 멋대로 몸에 손을 대면 진저리를 내며 쳐낸다. 결벽증이 있어서 그렇다고 하는데, 뒤에서 몰래 손을 대도 귀신같이 알아채는 것을 보면 촉각이 무척 예민한 듯. 상대에 따라 거부반응의 정도도 다른 것 같다.
: 대화할 때 항상 상대의 앞이나 왼쪽에 서는 경향이 있다. 또한 자신의 뒤에 사람이 서는 것 자체도 그닥 좋아하지 않아, 항상 등을 어딘가에 기대 있곤 한다.
: 의외겠지만 어린아이를 잘 보살핀다. 유독 상냥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 ‘보호해야 할 존재’ 정도로 생각하는 듯.
: 필기나 식사 시에 보면 틀림없이 오른손잡이지만, 왼손도 잘 활용하는 편이다. 어느 쪽 손이건 한손은 타자, 한손은 마우스가 가능할 정도. 타속도 매우 빠르다. 다만… 손필기도 그만큼 속필이긴 하지만 매우 악필인지라… 보통은 알아보기 어렵다.
[선관]
키사라기 치나미
: 숙적. 그가 개발한 보안 솔루션 [Minor-I]에 덜미를 잡힌 것이 지금의 초고교급 자리에 있게 된 것에는 크게 작용했지만, 덕분에 그동안 쌓아온 커리어를 다 망쳐서 다신 이 일 못 한다느니 보석금으로 얼마를 날렸는지 아냐느니 아주 철천지원수가 따로 없다. 허나 자신의 실력에만은 자신이 있었던 그녀인 만큼, 자신을 잡아낸 그의 능력에 대한 평가는 높다. 항상 가장 성가셨던 보안이었다고.